Dec 25

김정일 이후의 북한

Posted by on Dec 25 2011 at 06:34 pm

제 2장
김정일 이후의 북한

갑작스런 김정일의 죽음은 북한뿐만이 아니라 미국과 중국은 물론 주변국들을 당혹하게 하고 있다. 물론 악의 축으로 몰아 부치면서 속히 죽기를 바랐던 독재자가 죽었으므로 한편으로는 잘된 일처럼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자국들에게 미칠 직간접적인 영향을 생각하면 김정일의 죽음이 결코 기뻐할 만한 일은 아니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당혹해 하고 있는 것이다. 이는 김정일 이후의 북한을 다루기가 이전보다 더 복잡하고 힘들어 질 수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중국이나 미국의 경우도 대화의 창을 새로 개설해야 할 필요성 등 대북정책에 변화가 있어야 할 것이다. 그리고 최악의 경우는 한반도의 힘의 불균형을 가져올 수도 있고 이로 말미암아 동족상잔의 비극까지는 가지 않더라도 대한민국의 지속한 경제발전에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음을 인정해야 할 것이다.
김정일은 1974년에 후계자로 지명된 이래 20년 동안 후계자 수업과 훈련을 충분히 받았고, 1975년부터는 군부를 장악하였으며 1994년 김일성 사후 자연스럽게 정권을 이양 받았다. 그는 그만큼 충분한 기간을 두고 답습한 준비된 지도자였다. 한동안 형제와 누이 등을 비롯한 친인척의 권력 다툼에 시달렸지만 강한 군부의 지원으로 1998년 “국방 위원장” 이라는 타이틀로 거듭났다. 그 과정에서 권력은 노동당에서 군부 쪽으로 기울어 갔다. 그러면서 주체사상의 근본 원리도 인민에서 군부로 수정되어가는 과정에 있었다.
이러한 김정일에 비하여 김정은은 여러 면에 불리한 형편이다. 맏형 김정남이 중국의 보호 속에 있고 김정일 때부터 권력을 분할하여 누렸던 친인척들이 아직도 권력의 핵심에 잔존해있다. 다행히 김정일을 보필했던 그룹들이 그를 보호하고 있기 때문에 현재 상황으로는 큰 어려움이 없어 보인다. 하지만 20대의 그가 아버지 세대의 60-90대 사람들과 계속해서 같이 갈수는 없고 언젠가는 세대교체가 일어나야 한다는 것을 김정은은 물론 그들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들이 이러한 사실을 인정하고 스스로 양보해 준다면 다행스러운 일이지만 그렇지 않다면 예측하기 힘든 혼란에 빠질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이들 역시도 자기들이 만들고 유지해왔던 체제 속에서 김정은을 최고 지도자로 추대했기 때문에 김정은을 내친다는 것은 자기들의 정치생명을 지탱해준 체제를 스스로 포기한다는 의미요, 그것은 곧 자기들의 파멸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에 김정은을 향하여 반기를 들 수도 없다. 김정은을 포기하려면 그에 앞서 자기들이 먼저 권좌에서 물러나 북한 주민들 앞에 자기들의 잘못을 먼저 시인하고 사죄를 받아야 할 것이다. 이러한 역학관계에 빠져있기 때문에 당분간은 체제붕괴나 급격한 개혁은 기대하기 힘들다.
이러한 정치적인 상황에 덧붙여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외교적 고립과 채무 및 장기적인 경제난은 김정은 체제가 안고가야 할 또 하나의 큰 부담이다. 그러므로 이러한 난관을 극복하기 위하여 조만 간에 어떠한 조치기 필요하지만 안타깝게도 현재로서는 별 대책이 없이 불안한 가운데 조심스럽게 김정일의 유훈 정치가 시행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그에게는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하다. 솔로몬은 집권 후 3년 동안 어머니 밧세바에게 수렴청정을 하도록 하고 자신은 매일 제사를 드렸다. 다윗 왕은 이미 거동이 불편하여 직무를 수행하기 힘들어졌고, 군대장관 요압과 제사장 아비아달이 왕으로 추대했을 정도로 솔로몬의 형 아도니야는 여러 면에 훌륭한 지도자였다. 아버지로부터 물려받은 것은 왕관뿐이며, 그나마 아버지는 곧 죽는다. 자신이 왕관만 썼을 뿐 아직 실권은 요압과 아비아달의 적극적인 지지를 받고 있는 형 아도니야가 잡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는 자기 정치를 펴 나갈 수 없음을 깨달고 정치 일선에서 물러난 솔로몬은 겉으로 보기에는 제사만 지낸 것 같지만 그는 이 기간 동안 자신의 왕권을 확보하기 위하여 하나님의 지혜를 구하였다.
그러던 어느 날 형 아도니야가 교만에 빠진 나머지 사실 이 왕 자리는 자기 것이었는데 선왕의 말 한마디로 자신이 양보했으니 선왕의 첩을 달라 구하였다. 아도니야의 막강한 권세를 의식한 밧세바는 솔로몬에게 그렇게 하도록 권하자 솔로몬은 발끈한다. 그리고 가장 걸림돌이 되었던 형 아도니야부터 처단하기 위하여 형의 과오에 대한 책임을 물어 어머니 밧세바의 수렴청정을 거두어 드리고 자신이 직접 다스린다. 요압 대신 브나야를 군대장관으로 임명한 그는 형 아도니야의 죄를 물어 처형 시킨다. 일단 자기 반대파의 머리를 치자 군대장관 요압과 제사장 아비아달등 나머지는 큰 무리 없이 제거가 된다. 그 후 아버지 다윗 때 반란을 일으켰고 아직도 막강한 권세를 누리고 있었던 시므온은 예루살렘 성안을 떠나지 못하게 하며 늘 감시를 한다. 그리고 그가 성을 떠났던 사실이 밝혀지자 그 역시도 처형을 시킨다. 그리하여 위태하기 그지없던 솔로몬의 왕권은 다윗의 왕권보다도 더욱 강화가 된다.
김정은에게도 이러한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하다. 지금 당장에는 자기 고모를 비롯한 친인척과 군 참모총장 그리고 최고 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 아버지의 측근들의 도움이 절대적으로 필요하지만 언젠가는 세대교체가 일어나야 한다는 것을 김정은은 물론 이들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러므로 김정은이 아주 미련하지 않은 이상 자기 왕권회복을 위하여 당장 겉으로 드러난 행동은 취하지 않을 것이다. 그러므로 당분간은 아무런 괄목할 만한 변화를 기대하기는 힘들 것이다. 하지만 2-3년 후에는 왕권 확보를 위하여 세대교체가 서서히 시작될 것이며, 이로 인하여 북한 땅에는 또 한번의 회리바람이 일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일단 세대교체가 시작되면 침체된 경제와 젊은 세대의 욕구를 무마시키기 위해서라도 부분적으로나마 개방형식을 취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 그리하여 지금까지 굳게 닫혔던 철의 장막도 그 모습을 서서히 드러내면서 마침내는 주님의 피를 먹은 십자가 동산 동방의 예루살렘에 “예수의 피밖에 없네(Nothing but the blood of Jesus)” 찬송가가 울려 퍼지게 될 것이다.
한편 김정일의 갑작스런 죽음을 비롯하여 북한의 갑작스런 변화에 대비하여 1999년 한미 당국은 소위 말하는 “CONPLAN 5029”이라는 작전계획을 착수했다. 이 작전계획에서 미국은 중국의 남하정책과 북한의 화학무기와 핵무기등 대량살상무기 무력화에 특히 초점을 맞추었다. 그 10년 후 이명박 정부가 들어 서면서 이를 좀더 구체화 하였으며 한반도 유사시 이 작전이 실효를 거둘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이 작전이 실패할 경우 그 피해는 치명적이다. 미군 피해가 최대 5만 7000명 한국군 피해가 최대 75만 명, 그리고 300만 이상의 난민과 고아가 생길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또한 경제적인 손실은 1조 달러까지도 내다보고 있으면서 외부의 엄청난 원조 없이는 한반도는 영원한 폐허가 될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북한은 겉으로는 대남 강경책을 고수하면서도 대화 쪽으로 선회할 수도 있을 것이다. 1994년 7월 김일성이 사망한 뒤 권좌에 오른 김정일은 자신의 위치가 확보될 때까지 미국과 협상을 진행시켰고 김대중 노무현 정부와의 대화를 확대해 나갔다. 김정은 역시도 이러한 수순을 답습할 가능성이 크다. 하지만 미국의 대선과 대한민국의 대선이 겹치는 2012년을 북한이 그냥 넘기지는 않을 것이다. 그는 남한에 있는 고정간첩들을 이용하여 선거에 개입하여 남한 정국을 혼란에 빠뜨리고 북한 주민들의 관심을 산란시키면서 자신의 권좌확보에 좋은 기회로 삼을 것이다.

지금까지 보아 왔듯이 북한은 경제적으로는 물론 정치적으로도 매우 불안정하다. 이런 상황에서 미국과 한국이 계속해서 옥쇄 조이면 김일성 종교집단인 북한은 순교를 각오하고 더욱 강하게 뭉칠 것이다. 갑작스런 통일이나 붕괴 가능성을 전혀 배제할 수는 없지만 매우 희박하다. 이러한 상황에서 햇볕정책은 아직도 매우 설득력이 있다.
종교의 타락은 주리고 목마를 때 발생하지 않는다. 주리고 목마를 때에는 정금같이 단련된 순교신앙이 나오지만 배가 부르고 여유가 있을 때 부패가 시작되는 것을 교회사는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대한민국의 교회가 부패해진 가장 중요한 원인 중의 하나는 교회들이 너무 배가 부르기 때문일 것이다. 마찬가지로 북한 주민들의 배가 부르기 시작하면 김일성 숭배사상도 점차 무너지기 시작할 것이다.
햇볕정책으로 인하여 북한이 핵무기를 만들었다는 주장이 있는데, 잘못된 햇볕정책으로 말미암아 북한의 핵무기 개발이 앞당겨졌다 라는 표현이 더 정확할 것이다. 이제라도 과거의 햇볕정책을 수정하고 보완하여 대북 정책에 유효 적절하게 적용한다면 결국 북한 주민들도 경제적으로 앞선 남한을 동경하게 될 것이며, 남한의 자본주의를 따라가지 않을수 없게 될 것이다. 또한 남한의 햇볕정책으로 말미암아 북한뿐만이 아니라 남한의 경제도 성장하게 될 것이며, 그렇게 되면 북한의 체제에도 반듯이 변화가 오게 될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는 일당 독재 체제가 무너지고 민주 국가가 서게 될 것이다.
앞으로 최소 2-3년간 체제 확보를 위하여 온 신경을 집중할 북한의 경제는 더욱 악화될 것이다. 그리고 중국은 영원한 경제 식민지로 만들기 위하여 투자의 범위를 넓힐 뿐만이 아니라 내정간섭까지 시도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시점에서 개성공단 등을 통한 대북투자를 늘리고 무역 거래를 늘려 대한민국에 대한 의존도를 높여나감으로써 중국의 식민지에서 탈피하도록 하여야 할 것이다. 또한 민간 기업차원에서 북한에 최저가로 인터넷과 셀폰을 대량으로 지원하여 개방과 민주화를 앞당기고, 이로 말미암아 북한 경제가 일어서면 그때 요금을 인상하게 되면 북한은 악의 축이 아니라 황금알을 낳는 시장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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