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v 04
예수님의 리더십
요즘 청문회에 온 나라의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 중에서도 총리 후보에 대한 청문회에 가장 관심이 많은 것 같다. 물론 총리자리가 그만큼 중요하기 때문이기도 하겠지만, 한 때는 대통령 후보로 올랐던 정운찬이라는 그 분이기에 더욱 관심이 많은 것 같다.
그 분은 학자요 교수요 또한 최고의 학문과 지성의 전당인 상아탑의 총장이었다. 그렇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그 분만은 청렴하고 결백할 줄 믿었다. 학문에 어떻게 거짓이 있으며, 진리를 추구하고 가르치는 신성한 대학에 어떻게 진리가 아닌 것이 존재할 수 있겠느냐 는 것이다. 그런데 그분이 비리의 집합체라는 비난을 받고 있으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다. 그리고 조선 실록처럼 이 모든 기록이 역사에 길이 남게될 텐데, “나는 작은 거짓말만 조금 할뿐……” 이라고 답변한 것도 참으로 부끄러운 일이다.
그런데 더욱 심각한 것은 도마위에 오른 그 분의 인격이다. 존경하는 아버지, 권세와 물질 앞에 소신을 굽히지 않고 오직 진리를 추구해오셨기에 존경스럽던 아버지,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아버지의 인격이 연일 메스컴에서 난도질 하는 모습을 보는 자녀들의 심정은 어떨까? 또한 그 분을 믿고 존경하고 아끼던 분들, 그 분에게 배웠던 학생들, 특히 그 분의 제자라고 자랑스럽게 자처한 분들의 심정은 어떨까?
대학은 단순히 지식만을 습득시키는 기관이 아니요 교수는 지식 전달수단이 아니다. 물론 실력있는 교수가 존경을 받아야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하지만 대학생활을 통하여 습득해야 하는 더욱 중요한 것은 서로가 서로를 신뢰할수 있는 인격체로 존중하면서 닦아가는 인격일 것이다. 그런데 그러한 인성교육을 누구한테서 배운단 말인가? 그래서 요즈음 인터넷을 통하여 학점을 따고 학위를 받는 제도가 편리하고 시간을 절약할수 있어서 좋겠지만, 자칫 인격이 안된 지식 덩어리를 배출하지 않을까 염려가 된다.
그런데 “너희들은 죄가 없느냐 누구든 죄가 없는자가 먼저 돌로 치라”고 하는 분들도 있다. 하지만 내가 죄가 있다고 해서 나를 대표하고 내가 속한 공동체를 대표하는 분의 인격에 대하여 곱씹어 볼 자격도 없다는 말인가? 그의 행동이 바로 나를 대표하는 나의 얼굴이 되기 때문에 그만큼 관심도 높고 그를 향한 도덕적 윤리적인 잣대가 더더욱 인색해 지는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이유 때문에 자신들은 거짓말도 하고 외도를 하면서도 자기를 대표하는 지도자가 거짓말을 하거나 외도를 하면 분노하게 되는 것 아니겠는가?
그렇다. 교인들이 거짓말 하고 외도한다고 해서 목회자도 그렇게 할수 있는가? 목회자를 비판하는 교인에게 “당신은 죄가 없습니까?” 라고 반문할수 있는가? 지도자는 자기를 대표하고 자기가 속한 공동체를 대표하기 때문에 자신은 강도높은 비판을 하면서도 다른 사람이 하는 것은 불쾌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여하튼 처음부터 발을 디뎌놓지 않았더라면 이러한 수모를 당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아버지의 입신 출세를 위하여 미국 국적까지 포기한 아들, 그리고 제자의 출세를 위하여 노 스승까지 동원된 이 마당에서 어떻게 뒤로 물러설 수 있겠는가? 온갖 수모를 당하면서까지도 대통령을 비롯하여 자기를 여기까지 오게한 사람들을 실망시킬 용기가 남아 있겠는가? 그렇다고 이미 국민들의 신망을 잃은 이 마당에 힘으로 밀어 부쳐서 총리가 된들 무엇하겠는가? 인격과 신뢰가 망가진 총리의 말을 누가 따르겠는가? 그리고 그렇게 하면 할수록 그의 인격은 더욱 추락하게 될 것이다.
가마귀 노는곳에 백노야 가지말라……청강에 좋히 씻은 몸 더럽힐까 하노라 는 시조가 있다. 그런가 하면 가마귀 검다하고 백로야 웃지말라 …… 겉희고 속 검은 놈은 너뿐인가 하노라 는 시조도 있지 않는가? 누가 누구를 경계하라는 말인가?
여하튼 그 분의 청문회를 보면서 목회자인 내 자신을 다시 돌아보게 된다. 내가 거룩하니 너희도 거룩하라, 내가 세상의 거룩하지 못한 것들과 구별되어 있듯이 너희도 세상의 거룩하지 못한 것들과 구별된 삶을 살아라 고 주님은 말씀 하신다. 목회자는 이 시대의 거룩히 구별된 나실인들이 아닌가? 그러므로 이 혼탁한 세상에서도, 주변 사람들은 세상과 벗하여도 목회자는 하나님 앞에는 물론 사람들 앞에서도 정직하고 부끄럽지 않은 삶을 살아야 하지 않겠는가?
생명의 강 교회 김 진환 목사
Agape2000@yaho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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