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ep 23
예수님의 리더십
San Francisco Downtown 에 있는 교회에서 특별집회를 한다기에 한시간 정도의 거리인지라 아내와 함께 운전하여 갔다. 오후 여섯 시쯤의 Downtown 은 뉴욕의 맨하탄을 연상하게 하였다. 길거리에는 아직도 많은 사람들이 더러는 분주하게 더러는 관광객들인지 두리번 거리며 지나간다. 그들 틈에 Homeless 들이 어정어정 걷다가 지나가는 행인들에게 구걸을 한다. 보행자도 많고 도로가 울퉁 불퉁하고 거기에다가 전차길과 공용하기 때문에 속도를 20마일 이상 내기가 힘들다. 차가 신호등 앞에 잠시 서있는데 한 사람이 횡단보도를 건너다 말고 다가와서 구걸을 한다. 마약을 했는지 비틀거리면서 다가오는데 눈에 초점이 없다. 저들에게 소망이 있다면 그것은 무엇일까? 지금은 이런 모습들이지만 저들도 한 때에는 높은 꿈도 있었고 실제로 그러한 꿈을 이루어 본 자들도 있으리라. 기울어져가는 미국의 단면을 보는 것 같아서 마음이 아팠다.
San Francisco Downtown 은 버스나 전차 외에는 좌회전이 안 되는 길이 많기 때문에 목적지를 한번 지나치면 초행길인 사람들은 어디서 Turn 을 해야할지 당황하기 쉽다. 더구나 파킹 할 곳을 찾기는 더욱 힘들다. 그리고 음산한 분위기가 웬지 불안하게 만든다. 상당히 알려진 교회이었기에 쉽게 찾을 수 있을 줄 알고 왔는데, 그 앞을 두 번씩이나 지나친 후에 겨우 찾았다.
허름한 이층 건물인데 창문에 조그만하게 무슨 무슨 사역을 한다 라고만 써있지 교회 간판도 없다. 문을 열고 들어가니 아무도 보이지 않고 좁은 공간에 엘리베이터와 계단이 있다. 이곳이 정말 우리가 찾고 있던 교회인지 의구심을 버리지 못한 채 사방을 두리 번 거리며 조심스럽게 계단을 타고 올라갔다. 아래층은 그렇게 황량했는데 이층은 제법 넓고 비교적 정돈된 편이다.
집회가 시작되려면 아직 30분 정도 남았는데 찬양 팀은 열심히 연습을 하고 있다. 예정된 집회시간이 한참을 지나도 그들은 연습을 그치지 않는다. 지루해서 화장실을 가는데 누가 내 어께를 툭 친다. 돌아보니 방금전까지 찬양연습을 지휘하던 찬양 리더였다. 그가 화장실에서 돌아와 찬양을 시작하자 사람들이 일어서서 앞으로 나아가 춤을 추기 시작한다.
하얀 얼굴, 검은 얼굴, 노란얼굴, 멕시컨, 유럽사람 정말 인종시장이다. 또한 머리를 하얗게 밀어버린 사람, 길게 딴 사람, 물들인 사람, 띠처럼 묶은 사람, 팔뚝에 험상궂은 문신을 새긴 사람, 청바지를 입은 사람, 반바지에 티셔츠를 입은 사람, 양복을 입은 사람, 젊은 사람 연세가 들어 보이는 사람 등 완전히 뒤죽 박죽이다.
이들이 추는 춤도 다양하다. 디스코를 추는 사람, 발레를 추는 사람, 삼바춤을 추는 사람, 어께동무를 하고 좌우로 흔드는 사람, 그저 마구 뛰면서 노래하는 사람, 괴성을 지르는 사람, 몸을 비트는 사람, 누워서 마구떠는 사람등 가지 각색이다. 음악이 빨라지면서 이들의 동작도 빨라진다. 춤을 춘다기 보다는 그저 광란하는 것 같다. 이들 중에는 마약중독자들도 매춘에 빠진 자들도 동성연애자들도 있는 것 같았다.
과연 이들이 성령에 취해서 이러는 것일까? 이것도 성령의 역사인가? 자꾸만 의문이 가는데 한가지 특이한 점은 그들 모두 행복한 모습이라는 것이다. 그 많은 사람들이 아무도 긴장되거나 고민스러운 모습이 없이 모두 만족한 웃음을 지으며 광란을 하고있다.
그렇게 한시간 이상을 뛰더니 예수 사랑을 주제로 한 조용하고 잔잔한 음악이 나오자 지금까지 흔들고 뛰던 자들이 모든 동작을 멈추고 그 찬송을 따라부른다. 갑자기 장례식장 처럼 조용하고 무겁다. 여기저기서 방언 기도하는 소리가 흐느끼는 소리와 섞여져서 들린다. 그 흐느낌 속에 저들의 애완이, 저들의 가슴 깊은 곳에 숨겨진 아픔과 설움이 그대로 묻어져 나오는 것 같다.
이윽고 설교자가 나와서 편한 자세로 말씀을 들으라고 한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자리로 돌아와서 앉았지만 상당수의 사람들이 강댓상 바로 밑 바닥에 주저 앉거나 누워서 설교를 듣는다. 하지만 City Revival 을 위해서 기도하자고 하니까 모두 일어나 두손을 들고 간절히 기도한다. 설교자가, “Bay Area 가 세계 최 점단기술 지역이요 San Francisco 가 그 중심인데, 지금 우리는 San Francisco 의 Heart of Heart 에 있다. 다같이 이 도시 이 지역의 부흥을 위하여 기도하자” 라고 외치자 모두 두 손을 높이들고 크게 통성으로 기도하기 시작한다.
차를 타고 오면서 많은 생각을 하였다; 오늘 이 예배를 주님께서는 기뻐 받으셨을까? 도시 사역(City Ministry)은 꼭 이렇게 하여야 하는가? 이런 급진적(Radical)인 예배 스타일 외에 다른 방법은 없을까? 주님은 오늘 왜 이 예배에 나를 참석시키셨을까? 앞으로의 예배가 이런 스타일로 변형되어 갈 것이라는 것을 미리 보여 주신 것은 아닐까?
무엇보다도 한어부 예배 외에 다민족(Multi-ethnic) 을 위한 예배를 준비해오고 있는 우리에게 정말 큰 도전이었다. 이 다양한 색깔과 다양한 문화, 그리고 쉽게 양보하지 않는 제멋대로의 생각과 주관이 뚜렷한 이들을 주님의 사랑이라는 그릇에 담을수 있다는 그 자체가 은혜이고 예술같다. 비록 예배가 끝나면 곧바로 옛모습으로 돌아갈 망정, 예수사랑 안에서 토해내는 그들의 애증의 가녀린 외침이 계속해서 귀에 맴돈다. 주님 이 땅을, 이 황무하고 척박한 땅을 고쳐 주옵소서. 주님의 피로 씻으시고 회복시켜 주옵소서.
생명의 강 교회 김 진환 목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