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y 13

예수님의 리더십

Posted by on May 13 2009 at 12:24 pm

큰 아이가 대학을 가고나자 아이들에게 진지하게 성경을 가르쳐보지 못했음이 후회스러웠다. 그렇게 빨리 집을 떠날 것 같았으면 진즉에 같이 성경공부를 했어야 하는데, 아이들이 너무도 빨리 훌쩍 커버렸다. 그래서 중학교에 다니는 아들과 성경공부를 하자고 하였더니 No Thank you 라고 의사표시를 확실히 한다.

그래서 몇개월째 기도를 해오고 있었는데, 마침 좋은 구실이 생겼다. 학교에서 말썽을 부린 것이다. 그래서 학교로 달려갔더니 이런 일로 부모님을 오라고 하였다고 선생님이 오히려 미안해 하며, 자기도 아이들이 셋이나 되기 때문에 아이들 훈계할 때 항상 조심스럽다고 한다. 그래서 제 아들의 잘못에는 제 책임도 있습니다. 제가 Parenting 을 잘 하지 못한 탓이지요 라며 내 탓으로 돌렸다. 자기의 잘못으로 아버지가 대신 용서를 구하는 모습을 보면서 아들은 상당히 긴장하는 것 같았다. 그래서 어떻게 말해야 할지 고민하다가 시간이 좀 필요할 것 같았고 그 날이 금요일이고 해서 주일 예배후에 이야기 하자고 하였다.

주일 저녁에 아들을 불러서 내가 먼저 거실 십자가 앞에 무릎을 꿇으면서 내 앞에 무릎을 꿇고 앉으라고 하였다. 그리하여 부자간에 거실 바닥에 무릎을 꿇고 마주 앉았다. 표정을 보니 책망을 들을 준비를 하고있는 것 같다. 고개를 푹 숙이고 앉아있는 아들을 향하여 “내가 너를 부른것은 책망하기 위하여서가 아니다. 네 문제는 곧 나의 문제고 우리의 문제다. 아버지로서 내가 너를 잘못 가르친 탓이다. 아들아 미안하다” 라고 심각하게 이야기를 하였다.

고개를 푹 숙인채 듣던 아들의 눈물방울 몇개가 자기 손등위에 떨어진다. 큰 소리가 날줄 알았던 아빠의 입에서, 그 말이 나오니까 감동이 갔던 모양이다.
나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 물었더니 아니다고 고개만 저은다. 그런 모습이 측은하기도 하여 그만 두고 싶었지만, 원래 계획한 것이 있었기에 그만 둘수가 없었다.

미리 준비한 성경 두권을 펴면서 오늘부터 나와 함께 잠언을 매일 한장씩 읽자 라고 하자 그렇게 하겠다고 고개를 끄덕인다. 그래서 잠언 1장 1절부터 읽고 설명을 하라고 하였다. 그러자 읽더니 설명을 하지 않는다. 그래서 무슨 뜻이지 내게 설명해 달라고 재촉하였더니 그때서야 설명을 하는데 의외로 그 뜻을 다 알고 있다. 설명도 잘 한다. 다만 그 말씀이 가슴에 찔렸기 때문에 말을 하지 않았던 것이다.

그렇게 해서 잠언 1장을 다 읽고 설명을 하게 한후 아들의 두손을 잡았다. 그리고 기도하라고 하였더니 잠시 기도하다가 목소리가 바뀌더니 소리가 멈춘다. 슬그머니 눈을 뜨고 보았더니 눈물이 뚝뚝 떨어진다. 그 모습이 안쓰러워서 얼굴을 내 가슴에 묻게하고서 등을 토닥거려 주었다. 그리고 일장 설교를 하였다:

너는 나의 가장 소중한 아들이다. 그렇기 때문에 나는 항상 너를 사랑하고 또한 그럴수 밖에 없다. 네가 아무리 미운짓을 하고 심지어는 나쁜 짓을 한다 할지라도 나는 너를 사랑할 것이고 또한 최선을 다하여 너를 도울 것이다. 왜냐하면 나는 너를 위하여 내 목숨이라도 내 놓을수 있을 만큼 사랑하기 때문이다. 지난날 내가 너에게 큰소리치고 매질하며 혼냈던것 생각하니 가슴이 아프다. 아빠를 용서해 줄수 있겠니?

아들에게 일장 설교를 하다가 문득 하나님 생각이 났다. 자식을 위하여 죽을수 있을 만큼, 그리고 자식을 대신하여 죽을수 있을 만큼 사랑하는 부모인데, 당신의 외아들이 십자가에서 “왜 나를 버리시나이까?” 원망하며 죽어갈때 하나님 아버지의 가슴은 어떻했을까?

몰트만은 십자가에서 죽어가는 아들을 보면서 하나님은 자신이 죽는것보다 더욱 큰 고통을 겪으셨다 그러므로 하나님은 우리 인간의 고통을 체험하신 분이요, 그렇기 때문에 우리의 고통을 다 아신다고 하였는데 그 말이 사실일 것이다. 다윗도 자기를 죽이려 쳐들어왔던 압살롬이 요압의 칼에 죽자 사무엘 하 19:4절은 이렇게 기록하고 있다, “왕이 얼굴을 가리우고 큰 소리로 부르되 ‘내 아들 압살롬아 압살롬아 내 아들아 내 아들아’ 하니” 이것이 아버지의 진정한 사랑이 아닌가?

이번에는 내 눈에서 두 줄기 눈물이 흘러 내리기 시작하였다. 나도 하나님의 사랑받는 자녀일진대, 그렇다면 하나님도 나의 아픔과 고통에 나보다 훨씬 더 가슴이 아프시지 않겠는가? 오월은 가정의 달인데, 이 한달만이라도 하나님의 나를 향한 사랑을 생각하며 부모 노릇을 잘 해보리라 기도하며 다짐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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